안녕하세요, 위시켓 AIDP 리드 이홍주입니다. 지난 글에서 국내 ERP 시장을 구성하는 5개 솔루션의 포지션과 한계를 정리했습니다. 글 말미에 '그 정답은 이 플레이어들 중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썼는데요. 실제로 현장에서 ERP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여러 문제를 겪는 기업들을 자주 만납니다.
더존을 도입한 지 2년이 됐는데 영업팀은 여전히 엑셀을 쓰거나, 이카운트를 쓰고 있는데 쿠팡·네이버 주문이 연동이 안 돼서 수동으로 취합하는 등이죠. 이런 상황이라면 솔루션을 잘못 고른 것일 수도 있지만, 패키지 ERP 자체의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것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패키지 ERP 프로그램의 구조적 한계와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소개해보겠습니다.

➡ ERP 의사결정 시리즈 1/2
패키지 ERP가 맞지 않는 기업은 대개 세 가지 공통 증상을 보입니다. 각각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하나입니다. 많은 기업이 두루 쓸 수 있도록 설계된 '표준형 ERP 프로그램'을 업무 프로세스가 일반적이지 않은 기업이 쓰려고 할 때 이슈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ERP를 도입하고도 엑셀을 못 버린다면, 그 엑셀이 하는 일을 ERP가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범용을 목표로 설계된 패키지 ERP에는 특정 업종의 고유 프로세스가 없습니다. 중고차 수출의 선적 프로세스, 냉동식품의 LOT별 통관 관리 같은 기능은 더존에도, 영림원에도, 이카운트에도 없습니다. 결국 핵심 업무는 다시 엑셀로 돌아오고, ERP는 회계 전표만 처리하는 시스템이 됩니다.
처음 도입할 때는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기능 하나가 추가되거나 업무 플로우가 바뀔 때마다 커스터마이징 비용이 붙습니다. 패키지 ERP의 커스터마이징은 해당 벤더, 또는 벤더 인증 파트너만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결국 연간 라이선스 비용에 커스터마이징 비용이 반복적으로 더해지면서, 초기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이 나가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ERP를 도입하면서 기존 시스템을 정리하려 했는데, 오히려 사일로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쿠팡·네이버 주문은 별도 관리, 물류는 또 다른 시스템, 해외 법인 데이터는 수동 취합. 패키지 ERP는 외부 연동에 제약이 많고, 커스터마이징으로 연동을 요청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비용과 일정이 다시 문제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ERP는 또 하나의 고립된 시스템이 됩니다.
패키지 ERP의 한계를 인식한 기업들이 다음으로 검토하는 것은 SI 외주 또는 자체 개발입니다. 원래는 자체 개발에도 뚜렷한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첫째는 기획 부재입니다. 기업의 매입→재고→출하→정산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려는 팀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기 업무 프로세스 파악이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ERP 프로젝트가 기능 목록으로 시작합니다. 결국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쉽죠.
둘째는 소유권 문제입니다. SI 외주로 소스코드를 받아도 그 코드를 스스로 고치거나 확장할 내부 역량이 없으면 결국 구축사에 의존이 이어집니다. 매년 수천만 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내면서도 '우리 시스템'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됩니다.
셋째는 비용과 기간입니다. 도메인을 이해하는 팀을 꾸리고, 업무 흐름을 분석하고, 설계부터 구현까지 진행하는 데 과거에는 수억 원과 수십 명이 필요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상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달라졌습니다. ERP 자체 개발이 다시 각광 받게 된 이유 3가지는 이렇습니다.
기획 부재 문제는 방법론의 변화로 해소됐습니다. 요구사항 정의→설계→개발→테스트의 폭포수 방식 대신,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 현업이 실제 화면을 보며 확인한 뒤 개발에 들어가는 방식이 가능해졌습니다. '완성 후 이게 아닌데'를 개발 전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소유권 문제는 소스코드를 전량 인도하는 방식으로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벤더 종속 없이 이후 확장을 자체 개발팀이나 다른 팀에 맡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비용과 기간 문제는 기술 스택의 변화가 바꿨습니다. Next.js, Supabase 같은 현대적 웹 기술은 기존 SI 레거시 스택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유지보수가 용이합니다. 과거에 수억 원과 수십 명이 필요했던 ERP 수준의 기능을, 더 작은 팀이 더 짧은 기간에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패키지 ERP 프로그램의 한계, 기존 SI 자체 개발의 세 가지 실패 조건을 구조적으로 해결하도록 설계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위시켓 AIDP의 Rise ERP입니다. 물론 모든 기업에게 맞는 선택은 아닙니다.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어떤 기업에게 추천하고 어떤 기업에게는 맞지 않는지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Rise ERP의 구축 과정은 4단계로 구성됩니다. 각 단계는 독립적으로 Go/No-Go 결정이 가능하며, 양측이 확신할 때만 다음 단계로 진행합니다.
전체 기간은 기획부터 안정화까지 포함해 8~12주입니다. 패키지 ERP의 경우 설치는 빠르지만 실제 안정화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대조적입니다.

2) 패키지 ERP 프로그램, 기존 SI 자체 개발과의 차이
패키지 ERP 프로그램, 기존 SI 자체 개발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물론 Rise ERP가 무조건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맞지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Rise ERP를 구축하기 위해선 킥오프 첫 주에 현업 인터뷰가 필수입니다. 실무자들이 2주간 집중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업 투입 여력이 없는 조직이라면 오히려 패키지 ERP가 현실적입니다. 표준 ERP 프로그램 만으로도 업무 프로세스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만약 아래 내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Rise ERP를 대안으로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난 글과 이번 글을 통해 국내 ERP 프로그램의 현 주소와 한계, SI 자체 개발의 한계와 변화, 그리고 제가 찾은 대안까지 알아봤습니다.
ERP를 들이는 건 큰 돈과 리소스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만큼 제대로 된 ERP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적당한 타협점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찾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그 과정에서 SAP냐 더존이냐만 두고 고민하지 않고, 더 많은 대안을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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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켓 AIDP 사업부 리드 이홍주. ERP 컨설턴트·경영 분석가, 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