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혁명의 영웅들: 디지털 시대를 열다, 클로드 섀넌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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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이라는 말이 한때 크게 유행했었죠. 연세가 많은 노 연기자 한 분이 방송에서 “저 친구는 디지털처럼 생겼네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때 디지털이라는 말은 신세대적인 것, 새로운 것이라는 말과 동의어였습니다. 사람들이 점차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아날로그 세대, 디지털 세대라는 단어도 자주 오르내렸으며, 그 둘을 합쳐서 디지로그(digilog)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합친다’는 말로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교수가 만든 말입니다.
당시에는 디지털이라는 말이 생소한 단어였기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보겠습니다. 마치 웰빙이나 N포세대, 인싸라는 단어처럼 한때를 풍미한 단어였던 것이죠. 그렇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 디지털이라는 단어는 웰빙처럼 한때 유행어처럼 반짝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된 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박혀 우리의 일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쉽게 말하자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결이 아니라 분절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디지트(digit)라는 말은 손가락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하나, 둘, 셋 손가락으로 셀 때 딱딱 끊어서 세듯이 중간 과정이 없는 분절적인 것입니다. 이렇게 분절적인 것의 대표가 자연수, 정수와 같은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숫자는 각기 자기 영역으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연에서 만나는 많은 것들, 소리나 문자, 색깔, 이미지 형상과 같은 것들은 그라데이션(gradation)으로 점증적인 변화를 보이며,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디지털(Digital)이라는 것은 디지트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즉, 디지털이라는 말은 우리가 자연에서 만나는 아날로그적인 정보를 숫자의 형태로 변환해서 하나씩 묶어서 다루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서 아날로그였던 다양한 정보들을 손쉽게 입력하고, 이동하고, 저장하고, 검색하고, 다시 호출, 출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사진과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모두 이 디지털 기술 덕분인 것입니다. 디지털 이론과 기술이 만들어진 덕분에, 우리는 정보를 통신하는데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디지털 시대를 연 주인공이 바로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디지털의 아버지, 정보 이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클로드 엘우드 섀넌(Claude Elwood Shannon, 1916 ~ 2001)입니다.

정보이론의 창시자

지금까지 본 지면에서 IT혁명, 보다 정확하게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혁명이라고 해야겠지만, 정보통신혁명을 이야기하면서 그 대표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와 관련해서 주로 다뤄왔습니다. 하지만 근저에서 발생한 정보통신이론의 개창(開創)은 정보통신혁명의 진정한 뿌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 그 하드웨어적인 설계의 창시자가 앨런 튜링이라고 한다면, 소프트웨어적인 설계의 창시자는 클로드 섀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지창조의 그림에서 신이 인간에게 손가락으로 영혼을 불어넣어 주는 모습을 생각해보죠. 인간의 육체를 만든 것이 튜링이라면 영혼을 불어넣어 주는 신의 역할을 한 것이 섀넌입니다. 물론 깊이 들여다보면 두 사람의 성과와 기여를 완전히 구분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한, 모든 위대한 학자들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모두 거인 위의 어깨라는 위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천지창조(출처: 미켈란젤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소장 ©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실제로 두 사람은 2차 세계 대전 중 암호해독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서로 차를 나눠 마시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물론 두 사람은 상대방을 매우 높게 평가했습니다. 다만 서로 묻기 껄끄러운 극비사항이 많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기는 했지만요.
어쨌든 정보통신혁명을 그 어원에 충실하게 이야기하자면 정보이론을 최초로 만든 클로드 섀넌 단 한 사람을 꼽아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섀넌이 1948년 발표한 <통신의 수학적 이론>을 정보이론의 출발점으로 봅니다. 섀넌은 이 논문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적인 세상에서 전화선 등을 통해서 소리와 같은 정보가 전달될 때, 당연히 각종 오류와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기존의 관념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섀넌은 디지털화된 정보가 잡음 없이 원하는 장소에 정확하게 정보 전달이 될 수 있음을 이론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심지어 당대의 한 전문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이상적인 발상,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한 장소에서 한 장소까지 오류 없이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것조차 경이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살아 있는 전설이 되다

여기서 잠깐 인간 섀넌으로 들어가 보면, 섀넌은 1916년 미국 미시간 주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섀넌은 후일의 업적에 비추어보면, 다소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어려서부터 재능과 관심을 보인 것은 역시 수학과 공학이었습니다.
섀넌이 어린 시절 수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등생이었던 누나와의 라이벌 의식이라는 인간적인 이유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섀넌은 수학이 가장 쉽게 느껴졌으며, 손재주가 상당히 뛰어나 어려서부터 망가진 라디오를 고치기도 하고, 가시 철망을 이용해서 전신선을 만들고, 헛간에 간이식 승강기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섀넌이 어린 시절 가장 존경했던 사람은 어쩌면 자신과 가장 흡사하다고 볼 수 있는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이라고 합니다.

클로드 섀넌 (출처: 위키백과)

1932년 미시간 대학교에 입학했고, 그를 눈여겨 본 바네바 부시라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의 추천으로, MIT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또한 부시는 미분 해석기라는 아날로그 형태로 만들어진 컴퓨터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을 섀넌에게 맡겨 섀넌은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1937년 섀넌은 MIT에서 <계전기와 스위치로 이루어진 회로의 기호학적 분석>이라는 석사 논문을 발표해서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이 논문을 통해서 섀넌은 전기회로라는 이 차가운 기계를 통해서 모든 논리적인 연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살펴보면, 인간이 주고받는 모든 정보, 인간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과 행동을 기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이 논문은 지금도 20세기 가장 위대한 석사학위 논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섀넌의 나이 불과 21세의 벌어진 일입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살아있는 전설이 된 것입니다.

세상이라는 놀이터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논리학과 수학은 서로 상응하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수천 년 전 그리스에서부터 연구되어왔던 주제입니다. 여기에 획기적인 진보를 이룩한 사람이 19세기 영국의 수학자 조지 불입니다.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해서 대학의 수학 교수까지 된 조지 불(1815~1864)이라는 수학자는 1853년 발표한 논문에서 명제를 기호로 표현해서 사칙연산처럼, 연산을 할 수 있는 불 대수 개념을 만들어서 전개했고, 기호 논리학을 창시했습니다. 그리고 불이 만든 논리연산을 통해서,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련의 기호를 이용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클로드 섀넌 (출처: 타임지. https://time.com/4313341/google-doodle-claude-shannon/)

섀넌은 1937년 MIT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전기회로의 디지털 작동 방식과 불의 논리가 정확하게 대응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따라서 전기 회로를 활용해서 불의 논리연산과정을 기계로 현실화, 물리화 해서 구동할 수 있는 것을 밝혔고, 또한 불의 대수 개념을 활용해서 복잡한 회로를 매우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도 역시 밝혀냈습니다.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 즉, 0과 1, 이진법을 통해서 소리, 문자, 이미지, 영상을 전달하고 논리연산을 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동전의 앞, 뒷면의 결정과 같은 이 연산의 최소 단위를 비트(bit)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섀넌은 통신의 수학적 이론을 통해서 정보 개념을 수학적으로 정립해 나갔으며, 샘플링 이론을 만들어 아날로그 형태의 정보통신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약 10년 후에 발표한 <정보통신의 수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을 통해 정보 통신 이론의 창시자로 추앙받게 됩니다.
섀넌은 젊은 나이에 얻은 학자적 명성으로 소위 셀럽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받으면서 일생을 보낼 수 있었지만, 앨런 튜링이나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은둔형 천재였던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구에만 몰두하면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섀넌의 삶의 철학은 자신이 이야기한 바와 같이 유용성보다는 만족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진행한 연구, 제작한 기계들이 많았습니다. 체스를 두는 컴퓨터 알고리즘 개발, 기계 생쥐를 이용한 미로 찾기, 심지어 외발자전거 세트에 이르기까지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으로 그는 연구에 몰두했고, 이 과정에서 파생된 기술들은 전산학과 전자 공학계에 유용한 자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섀넌은 대중 앞에 드러나는 것을 즐기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하나의 놀이터로 생각하고 그렇게 한 판 거하게 놀다가 간 유쾌한 과학자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삶 속에서 유용성만큼이나 중요한 삶에 대한 만족감을 새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속적 문제해결, 유용성 때문에 망각하기 쉬운 삶의 본질적인 목적을 떠올리게 되고, 어쩌면 그것이 가장 유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섀넌의 삶을 통해서 니체가 철학적으로 말했던 최상의 인간 단계, 놀이를 즐기는 어린아이와 같은 인간형의 현실판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1)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곰출판. 2020년. 지미소니, 로브굿맨 저, 양병찬 역.
2) 컴퓨터 과학이 여는 세계. 인사이트. 2015년. 이광근 저.
3) 계산기는 어떻게 인공지능이 되었을까? 한빛미디어. 2019년. 더멋 튜링 저. 김의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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