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프로그래머?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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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프로그래머?

원본주소 :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00000039146256

IT 업계에서 프로그래머(programmer)는 생산자이자 기술자이자 핵심 인력이며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니다. 고가의 컴퓨터와 애플리케이션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기에 그것을 이용하여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프로그래머는 생산자이며 기술자이며 핵심 인력이다. 그러나 그 산출물을 상품화하고 진열하고 유통시키며 판매하는 자는 따로 있다. 생산을 위한 기계를 갈아 치울 때 고민을 하는 것보다 좀 더 깊이 고민을 하긴 하지만 프로그래머 또한 소모품으로써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소모되지 않는 무한대의 자원을 보유하는 프로그래머가 될 것인가? 오늘 질문은 이것이다.

프로그래머가 뭔가?

뭔가 정체를 알고 싶을 때 가끔 써 먹는 방법 중 하나는 구글에게 물어 보는 것이다, “define: programmer” 십 여 개의 답변 가운데 몇 가지를 골라 본다, “person with a natural sense of algorithm” 타고난 센스라니… 이건 매우 좁고 냉정한 정의 같다. 아마 한국에서 이 정의를 만족시킬 만한 프로그래머는 몇 명 안될 것 같다. 좀 더 대중적인 정의를 찾아 본다, “A programmer is a person who masters software engineering and writes source code in the course of software development. In language-oriented development, the programmer has to learn the details of the domain to be able to write a direct solution. In domain-oriented development, the programmer writes code for a generator instead of a direct solution. …” 전자나 컴퓨터 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이 일단 대상이 된다. 아니면 그런 학문을 학습하고 터득한 사람을 말한다. 이것 말고도 프로그래머에 대한 정의는 매우 많고 복잡하다. 자신이 프로그래머라면 뭐라고 자신을 정의할 수 있을까? 혹은 자신을 프로그래머 대신 코더라고 정의하거나 해커라고 정의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엔 새로운 정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를 정의하는 방식이다. 매우 개인적인 정의일 수 있으며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프로그래머를 이렇게 정의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어떤 것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 이해할 수 없는 연봉과 조직의 규율보다 자율을 요구하며 수없이 열린 메신저 대화 창으로 뭔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으며 20인치 모니터와 슈퍼컴퓨터를 요구하지만 정작 산출물의 일정은 보장할 수 없다고 눈을 부라리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운 나쁜 사장이나 마케터나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은 좀 다른 표현을 쓰긴 하지만 프로그래머에 대해 불만이 많다. 이런 투덜거림 중 일부는 진실이고 또 일부는 거짓이며 오해다.  

어떤 오해들

프로그래머에 대한 잦은 오해 중 하나는 그들의 연봉이 괜히 높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일부 프로그래머들이나 잘 알려진 게임의 마스터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손에 꼽을 정도의 프로그래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의 연봉은 그리 높지 않다. 멀리 실리콘 벨리까지 가지 말자. 그렇다고 지방 중소 도시의 조그만 벤처 기업까지 내려가지도 말자. 그냥 보편적으로 IT 업계라고 이야기할 때 써 먹는 서울 강남의 테헤란 밸리나 서울 근방의 연봉 수준으로 이야기해 보자. 대부분 회사의 프로그래머들 연봉은 높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무직보다 낮은 경우도 흔하다. 개별 프로그래머들의 연봉 수준은 동일 연차의 사무직보다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그래머 평균 연봉을 극적으로 갉아 먹는 존재들이 있으니 바로 병역 특례다. 연봉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래머도 병역 특례가 되면 무조건 100만 원 선에서 왔다 갔다 한다. 만약 병역 특례를 받은 프로그래머들이 제대로 연봉을 받기 시작한다면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회사가 도산하거나 벤처 기업들이 지금보다 훨씬 질 높은 프로그램을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프로그래머들의 충성심에 대한 것이다. 충성심은 애사심으로 이해해도 좋다. 이 오해는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을 분노에 들끓게 만든다. 이런 오해는 다른 직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의 요구에 대해 프로그래머들이 원칙적인 자세를 취할 때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회사 사장이 갑자기 웹 사이트 제작 건을 하나 물고 왔다. 매출액 기준으로 5억 원짜리 프로젝트다. 제작 기간은 1 개월. 전 직원을 모아 놓고 설명을 한다. 프로그래머는 왜 2 개월 안에 불가능한가에 대해 매우 상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사장의 대답은 단호하다, “해!” 정규 일정표는 알집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압축률로 압축되고 월화수목금금금의 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일정표가 만들어 진다. 그래도 꾹 참고 일정대로 진행을 한다. 일정대로 될 리가 없다. 일정은 지연되고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프로그래머는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 왜냐면 자신의 커리어를 망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 또 참고 참는다. 그러다 시기가 도래하면 떠난다. 그 때 사람들이 외친다, “배신자!” 나쁜 프로그래머 탄생하다.

착한 프로그래머

회사는 착한 사람을 원한다. 진짜다. 프로그래머라고 다를 바 없다. 착한 프로그래머는 착하게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잠깐 이 글의 읽기를 멈추고 주변을 둘러 보라. 주변의 프로그래머 중에 착한 사람이 있는가? 혹시 있다면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 공통점이 자신 속에도 있는가? 다시 생각을 멈추고 이 글로 돌아오라. 그래, 어떤가? 착한 프로그래머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착한 프로그래머는 착한 직원과 그리 다를 바 없다. 착한 프로그래머란 그냥 듣기 좋은 소리일 뿐 실제로 착한 직원을 의미한다. 그러니 착한 프로그래머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만약 착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싶다면 보편적인 룰(rule)을 익히면 된다. 착한 프로그래머는 없는 법이니까. 유능한 프로그래머는 있다. 그러나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착한 프로그래머는 아니다. 착한 프로그래머가 유능한 프로그래머일 수 있다. 축하한다, 곧 CTO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CTO는 유능한 프로그래머라기 보다는 유능한 기술 관리자다.

사랑 받는 프로그래머

나는 사랑 받고 싶다. 왜냐면 충직하게 일하고 싶으니까. 회의와 도탄에 빠져 일을 하고 싶은 프로그래머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엔돌핀이 쏟아져 나오는 환경은 아니더라도 코드 한 줄을 짤 때마다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를 경험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고통 그 자체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나에 대한 믿음, 일할만한 환경은 모든 프로그래머가 꿈꾸는 환상의 공간이다. 그런 공간 속에 있다면 프로그래머는 사랑 받고 환상적인 알고리즘과 코드를 생산할 수 있다. 정말? 이것이야말로 사랑 받고 싶어하는 모든 프로그래머들의 순수한 착각이다. 그런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 순간 그런 유토피아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시간에 의해 사라진다.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유토피아에 편입되고 싶어할 지 모른다. 그곳에 가지 말라. 유토피아는 가지 않았을 때 유토피아의 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어떠한 이유로 그 유토피아에 들어가게 된다면 머지 않아 그곳이 결코 유토피아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혹시 유토피아를 발견했다면 멀찍이 떨어져서 유토피아를 바라보며 행복해하길 바란다.      

뻔한 결론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에 있는가? 눈을 내려 아래를 보라. 나는 설득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이 뻔한 결론에 대해 이미 여러분도 알고 있다. 그러나 눈을 내려 아래를 보라는 것을 현재의 척박한 삶을 좋게 보라는 의미로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척박한 건 척박한 거다. 아래를 보라는 말은 현실을 보라는 의미다. 사랑 받기 위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위만 바라보는 것은 이상형만 꿈꾸다 늙어 버린 대부분의 노총각, 노처녀의 한탄과 같다. 시간은 그대를 위해 배려하지 않는다. 만약 여러분이 프로그래머로서 사랑 받고 싶다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면, 제대로 배우고 싶고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면 아래를 보라. 발이 공중에 떠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 박차를 가할 수 없다. 전진은 마찰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우선 발을 바닥에 붙여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생산자다. 또한 지식 노동자이며 기술자이며 IT의 어머니다. 자신의 소중함을 인정하라. 자신이 생산의 중심에 서 있음을 주지하고 프로그래밍의 가치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받아 들여라. 사랑 받으려 하지 말고 사랑을 나눠 줘라. 그게 어머니가 해야 할 역할이다. 징징대는 기획자를 토닥이고, 억울해하는 디자이너를 위로하고, 혈기 찬 마케터를 이해하라. 그들을 감당할 그릇이 되라. 큰 그릇일수록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정말 사랑 받는 프로그래머는 그런 존재다. 사랑 받는 프로그래머를 위한 오피스 정글의 교훈은 이러하다, “모든 사냥꾼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원한다. 그러나 큰 사냥꾼은 무리가 사냥터를 가꾸는 법을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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