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는 것, 친구와 거래를 하는 것의 위험성

201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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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는 것, 친구와 거래를 하는 것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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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새롭게 거래를 할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미팅이 완전히 산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고 하니, 클라이언트가 약속 장소였던 카페로 후다닥 들어오시더니 의자에 털썩 앉고는 방금 자기가 엄청 웃긴 일을 겪었다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 눈물까지 났죠. 얘기를 듣다 보니, 저도 하나 생각나는 비슷한 얘기가 있어서 들려드렸죠.

한참을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서도 정작 사업 얘기는 하지를 않았습니다. 그저 서로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거나 배를 잡고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죠. 한 시간쯤 지나서였나, 둘이서 서로 즐겁게 순대국을 게걸스레 먹어대는 흉내를 낼 때쯤에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거길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온 거지, 친구 사귀러 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하지만 이미 웃긴 이야기를 너무 한 터라 감정이 고조돼서 그런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클라이언트이면서 친구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그게 뭐 잘못된 건가?”

아시다시피, 충분히 잘못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는 것 (혹은 친구와 거래를 하는 것)은 운이 좋다면 관계가 어색해지는 데에 그칠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클라이언트도 친구도 잃고, 서로 등을 돌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고, 친구에게 거래를 제안하게 되거나, 반대로 친구가 거래를 하자고 제안을 해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있어 매사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고, 앞으로 소개해드릴 내용들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친구이면서 동시에 클라이언트가 될 사람을 현명하게 선택하라


친구와 거래를 할까 고민 중이라면, 공과 사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친구라고 해서 단점에 눈 감아주는 일은 사적인 영역에 머물러야만 합니다. 항상 외출만 하면 지갑을 “까먹고” 안 들고 나오는 친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십시오. 틈만 나면 자기 부하직원들을 헐 뜯는 친구는 어떤가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우유부단한 친구”나 “잘난체하는 친구” 혹은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친구”가 있게 마련입니다. 물론 대부분 아주 좋은 친구들일 겁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가진 단점들을 너그럽게 봐주면서 친구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이 좋은 클라이언트가 될 수는 없습니다. 클라이언트로 삼기에 가장 좋은 친구란 바로 프리랜서가 사업상 중요시하는 가치를 똑같이 중요시하는 친구, 감정이 상하지 않고도 공적인 일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클라이언트와 점점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로가 너무 가까워지기 전에 생각해보셔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클라이언트가 사업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일거리를 꾸준히 혹은 주기적으로 나에게 일거리를 소개시켜주는 그런 클라이언트인가? 그의 한 마디가 같은 분야의 다른 사업자들의 마음 까지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의 거물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그렇다’라면, 클라이언트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어나가되, 친구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가서 같이 술 마시고 노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긴장을 늦추지는 마십시오. 너무 많은 정보를 나눠주어서도 안 되고, 이 사람이 바로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됩니다.

기본 원칙을 세워두어라


친구와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반드시 공적인 일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셔야 합니다. 다른 클라이언트와 하듯이, 가격이나 할인 정책, 마감 날짜, 거래 취소 관련 규정, 서로가 기대하는 바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해두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친구와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되는 바가 있다면 역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셔야 합니다. 계약 내용이 장기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거나 이미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면, 거래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 서로가 기분이 상하지 않게끔 할 수 있는 전략이라든가,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두십시오.

이렇게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신중하게 고민을 해보시고, 혹시 의심스럽다거나 불안하다거나 하는 기분이 드신다면, 마음을 굳게 먹고 깔끔하게 거래를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클라이언트이자 친구가 될 사람을 현명하게 선택하신다면,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이 없게 하면서도 공과 사를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 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었다면, 몇 가지 기본 원칙들을 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돈을 받고 해줬을 법한 일을 지금은 그냥 아무런 보수도 없이 계속해주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화가 난다고 해서 화를 낸다거나, 바보처럼 공짜로 일을 계속해주는 일은 곧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계약 내용을 글로 남겨두어라


클라이언트가 친구가 되었다면 이미 서면 계약서를 갖고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친구가 클라이언트가 된 경우에 공식적인 계약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프리랜서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합의한 내용을 명확히 하고 또 추후에 참고하기 위해서라도 약식으로나마 계약 내용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몇 가지 기본 원칙들을 정하고, 계약 내용을 논의한 후에는 그 내용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이메일로 보내 친구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혹시 의견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사전에 조정 하십시오.

Friend-Boss

자신을 돌아보라


클라이언트이면서 친구인 그 분을 현명하게 잘 골랐다고 칩시다. 그런데 상대방도 당신을 현명하게 고른 것일까요? 프리랜서는 프로다운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아무리 할인된 가격이나 무료로 일을 해준다 하더라도, 절대 조금이라도 업무의 질이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클라이언트가 친구라고 하더라도 수준 떨어지는 업무 성과를 보여준다거나, 일이 늦어지면 클라이언트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입니다. 프리랜서에 대한 평판이 떨어지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이 친구 역시, 다른 모든 클라이언트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많은 노력을 들인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결과물에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철저히 준비하십시오. 친구와 거래를 하기로 했다면 (클라이언트와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제는 클라이언트가 된 고객의 불평이나 비판에도 너무 기분 상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관계가 잘 유지되어 가는지 점검하라


친구가 이 사업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지 언제나 예의 주시하십시오. 주기적으로 미리 세워두었던 원칙들을 되돌아보고 양쪽 모두가 얼마나 잘 지켜오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곧 문제가 터질 것 같다거나, 어느 한 쪽이 더 이상 거래를 원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는 앞서 말씀 드렸듯 좋은 말로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라


아무리 조심을 해도, 어떤 관계는 끝나버리기도 합니다. 상황이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히 어느 쪽을 친구와 클라이언트 중 어느 쪽을 원하는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무리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화가 나더라도 “프로”의 모습을 잃지 말고 절대로, 이메일이나 트위터 등으로 이런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일단 감정이 가라앉히고 나서, 친구에게 이 상황을 좋게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침착하게 말하십시오. 이렇게 진심으로 기분 좋게 상황을 해결할 것을 제안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말을 한다거나 혹은 아예 답변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때는 달리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분위기가 좀 풀린다 싶으면 때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좋은 해결책을 찾도록 하십시오. 여기까지 일이 잘 풀린다면 이제는 함께 가까운 술집에 가서 다시는 같이 사업 같은 건 하지 말자고 맹세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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